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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09 nProtect를 고발합니다 (46)

nProtect를 고발합니다

Posted 2007/12/09 23:50

조금전에 아주 짜증나는 일을 겪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결제를 진행하던 도중, 마지막 결제확인 화면에서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이 뜨면서 갑자기 키보드가 먹통이 된것! 카드번호 입력만 남았는데.. 여지껏 힘들게 힘들게 일본어 윈도 비스타에서 액티브엑스 5개를 설치 성공한 20분의 시간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입니다. 더 어이없는건 어쩔 수 없이 재부팅을 했는데도 키보드가 동작하지 않는것입니다 -_-;;;

환장할 노릇입니다. 가끔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이 말썽을 일으켜서 키보드를 못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설마 완전히 망가뜨릴 수도 있는건가요? 혹시나 복합적인 다른 이유로 usb 라인이 접속 불량이 된것은 아닌가 싶어서 몇번이고 다시 꼽아봤지만 결과는 같습니다. 확실히 접속불량은 아닌게 확실한것 같은게,.. 키보드에 꼽힌 마우스와 스카이프 전화기는 잘 동작하고 있습니다. (제 키보드는 2 슬롯 usb 허브 기능을 겸하는 맥컬리키보드 입니다.)

문제를 해결해야겠는데 첫화면에서 로그인 자체를 못하고 있으니 정말로 키보드가 고장이 난 것인지.. 혹시 다른 기기도 함께 고장난것인지 조차 파악이 안됩니다. 결국 노트북을 윈도 xp로 재부팅하고 쇼핑몰의 쇼핑을 마무리지은뒤, IRC 채널의 아는 분들께 조언을 구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한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F> (키보드보안은) PC에 직접 붙은 놈 말고 기타 키보드 장치를 싹 날리는 짓을 해요
<F> 아마 쓰시는 키보드가 키보드에 내장된 허브를 걸쳐 붙는듯 해요
<F> 컴퓨터에 리모콘을 쓰신다면 아마 그것도 함께 먹통이 되었을듯..
......................................................................
<F> 다른 USB 포트에 꼽아보시고 그래도 안된다면 제가 컴맹이라 도움이 안되는것으로 알고 계세요

네.. 제 키보드는 usb 허브를 겸하고 있는 녀석이라 내부적으로 허브가 먼저 컴퓨터와 연결되어 있고 첫번째 분기된 포트에 키보드 가 연결된 형태로 만들어진 녀석인듯 합니다. 결국 컴퓨터 앞쪽의 usb슬롯에 키보드를 임시로 꼽아 로그인한 뒤, 장치관리자에서 문제가 생긴것으로 표시된 usb 드라이버를 삭제하고 하드웨어를 다시 검색하여 되돌리는 방식으로 키보드를 다시 꼽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화가 미친듯이 치밀었습니다. 분명 저 말고도 이런 구성의 키보드를 쓰는 분들이 계실테고 그 중에는 해결 방법을 몰라서 PC를 병원에 보내신 분들도 계실듯 싶습니다. 제가 코딩 좀 해서 여지껏 먹고살았어도 하드웨어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컴퓨터 쓰면서 제 앞가림 정도는 하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비밀번호 따위 엉뚱한 키보드후커에 노출되어서 해킹 당할만큼 둔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제가 쓰는 모든 패스워드를 제 나름의 4단계 보안 규칙에 의해 나누고 3단계 이상 비밀번호는 여지껏 마누라한테밖에 안가르쳐줬을 정도로 꼼꼼하게 개인정보에 신경쓰고 있습니다. 액티브엑스를 떡칠하는 쇼핑몰따위에서 지켜주지 않아도 내가 하는 일쯤은 책임질 수 있단 말입니다.

그런데 결제화면에서는 키보드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으면 다음단계로 진행이 되지 않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컴퓨터를 지켜주는게 아니고 오히려 usb 포트를 망가뜨립니다. 꼴란 인터넷 쇼핑몰 따위 좀 쓰겠다고 제가 구축한 멋진 컴퓨팅 환경을 재구성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제 홈시스템 구성은 32인치 손희 브라비아 TV에 Wii를 연결하고, 텔레비젼 다이에 꼭 맞는 쥐색 컴퓨터 본체를 눕혀 넣어 컴퓨터와 wii와 TV를 리모콘으로 스위칭 할 수 있게 하고, 컴퓨터 본체 뒷면에서 USB연장선을 뽑아 맥컬리 키보드를 연결하고 다시 키보드에 달린 USB 허브에 마우스와 스카이프전화기를 꼽아서 모니터와 1.5미터 떨어진 코타츠 위에서 컴퓨터와 전화와 TV시청과 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게 꽤나 고심해서 만든 구조란 말입니다. 수십만원을 더 투자해서 블루투스 무선 체제로 가지 않는 이상 이보다 나은 환경이 나올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불합리한 환경이 조성되기까지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냥 대형 웹사이트에서 하는대로 끌려다닌 사용자의 잘못도 있다는겁니다. 애초에 액티브엑스를 가지고 해킹을 막아보자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만, 안전성이 보장되지도 않는 기술을 맹신하고 만들기 쉽다는 이유로 웹에서 구현하기 귀찮은 모든 기능을 액티브엑스로 만들어버린 IT붐 시대의 벤쳐기업들의 잘못이며, 무지로 인해 그것이 잘못 흘러가고 있는것을 감지 못하고 쫓아가버린 우리 사용자들의 실수입니다.

결국 한글윈도+IE 이외의 극소수 사용자는 무시해도 좋을만큼의 숫자만 남게되고 기업은 바꿔야할 필요성 자체를 못느끼게 되어버린거죠... 제가 이렇게 불같이 화를 내며 글을 적어봤자 nProtect 및 쇼핑몰 사이트에서는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겁니다. 일본어 윈도우비스타에 USB 허브달린 키보드를 쓰는 이상한 환경의 사용자는 저를 포함해서 극소수일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그 피해는 분명 사용자에게 돌아옵니다. 액티브엑스 확인창이 뜨면 Yes 를 누르도록 학습된 유저들은 오히려 위험한 액티브엑스로 인해 키보드후커등 해킹 프로그램이 설치될 위험을 훨씬 더 많이 안고 있으며 IE 이외의 브라우져를 쓰기만 해도 안전한 수많은 크래커들의 사이트를 IE를 이용해 서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지켜준답시고 내놓은 방법이 다시 액티브엑스라니.. 우습지 않나요?

비스타가 나오고 IE7이 나와서 액티브엑스 사용이 불편해지는 지금의 시기가 오면 조금 나아질꺼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기업들이 다른 해법을 찾거나 바뀌어줄지도 모른다고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죠.. 그런데 아닙니다 -_- UAC를 우회하기위해 IE를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시키라고 하거나 관리자 권한 획득 다이얼로그가 뜨면 무조건 '실행'을 클릭해주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답답하네요... 지금은 힘이없어서 이렇게 초라한 고발글 한개를 올리는것으로 끝나지만, 언젠가 사용자들의 의식이 깨어나고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될때가 오면 함께 바꿔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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