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아이를 낳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간 이후 걱정아닌 걱정이 생겼다.
작년 이맘때쯤까지 혼자 살때는 몰랐는데.. 집안일이 엄청나게 귀찮다는것!!
내가 잘못 짚은것은,
1. 혼자 살다가 둘이 살면 살림이 딱 2배 정도로만 늘어날것이라고 생각했던것..
2. 그리고 다시 혼자가 되면.. 다시 혼자 살때만큼의 노력만 있으면 살 수 있을것아라고 생각한것 이다.
일단 첫번째 예상은 제대로 빚나갔다.
상대가 여자라는 사실을 간과한것... 여자는 남자보다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 훨씬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만약의 손님을 위해 남겨두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작은방은 옷으로 가득찼고 책상하다 두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안방의 작은 공간은 화장대와 악세사리박스가 차지했다.
이제 와이프가 없으니 밤에 컵라면 먹는다고 뭐라고 잔소리 할 사람도 없고, 밤새 코딩한다고 마이너스 점수를 부과하는 사람도 없다. 훨씬 시간이 많아질꺼라고 생각했다.
복병이 나타났는데... 바로 집안일!
혼자 있을때 접시 5개와 사발 3개였던 부엌 살림은 접시 수십개와 각종 모양의 그릇으로 늘어났다.
캔콜라 10개즘과 햄, 냉동식품만 있던 냉장고에는 고향의 냄새가 나는 각종 밑반찬으로 가득찼다. 무려 420리터 냉장고 (일본에서는 거의 최대용량급이다)가 말이다.
제때 소비 못할 음식은 저 밑에 신선실로 내려가거나 버려졌다.
혼자 있으니 식비가 절반으로 줄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80엔짜리 양배추 반통을 사서 썰어놓으면 3일동안 샐러드 걱정은 없었지만, 혼자서 양배추 반통을 소비하는데는 일주일이 넘게 걸린다. 따라서 작은 포장에 썰어놓은 샐러드야채를 사야하는것...
이틀분량 정도 되는게 130엔이다. -_-;;
이런걸 보고 규모의 경제라고 부르는것인가...
식생활을 인스턴스 체제로 바꾸고 밖에서 먹는 횟수를 늘렸지만 설겆이가 줄어들지 않는다..;;;
한국사람인지라 집에서 김치도 먹고 가끔 라면도 먹어줘야 하기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역마다 사람의 생김새가 다른 원인은 물론 유전적인 것이겠지만 궁극적으로 식생활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믿고 있는 나는.... 이곳 사람들처럼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이빨이 전면을 향하지 않게 하기 위해 꾸준히 고국의 음식을 섭취하고 있다.
오늘 밀린 빨래와 설거지를 하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설거지를 하기위해 사용하는 물이 대략 30리터 (15분간 흐르는 물을 썼을경우) + 식기건조기 30분 가동에 드는 전기세 + 얼마 안되지만 세제 비용도 든다.
그돈으로 일회용 접시를 왕창 사서.. 한번씩 쓰고 버리는거다.
(일본은 지역마다 쓰레기 처리 방법이 다른데, 우리집은 운좋게도 분리수거를 하지 않아도 된다. 쓰레기 버리는 비용도 따로 없다. 관리비로 분리수거 요원을 쓰는듯 하다.)
아무려면... 일회용품 가격이 물값보다야 쌀까...
내가 받는 월급을 시간으로 나누고.. 설거지를 하는 시간동안 버리는 돈을 생각해본다.
아니... 나는 주로 집에 있을때는 제법 창조적인 두뇌 노동을 하고, 회사에는 그 결과의 일부를 쪼개어 판다. 그게 내 연봉이다.
엄청난 재산적 손실이 있는게 아닌가!!!! (라고 합리화 해본다)
언젠가 일회용품 사용을 실행에 옮기게 되는것은 아닐까? ㄷㄷㄷ

